그녀의 가슴에 들어오는 풍경은 진경(眞景)이다
밀려드는 세상과 사건들에 경계심과 두려움 따위는 없다. 호기심 가득한 눈길을 따라가다 보면 일상의 껍질 안에 놓인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마음이 맹그럽게 드러난다. 힘겨운 사연들의 뼈에서 살을 발라내는 에린 이야기와 아직 벗겨내지 못하고 아물지 않은 상처도 어찌 품고 가야 하는지 보게 한다.
일상으로 달려드는 자극과 반응, 그 사이에 서서 삶을 은은하고 진솔하게 풀어간다. 글은 자신을 해체하는 작업이며, 고통을 수반하는 노동이다. 없는(虛) 것에서 보아내는 있음(有)의 진실을 찾아 나서는 길에 그녀가 저만치 서 있다. 따사로운 풍경, 힘겨운 푸념들이 녹아 맑고 달달한 우물이 되었다. 편편의 글에는 봄날의 포근한 햇살도, 도시 생활의 고단함도, 분주함 속에 여백을 길어내는 지혜도 머문다. 숨 가쁘게 때론 한가롭게 유목적 삶을 살아가는 작가의 매력이 사뭇 눈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