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를 통한 ‘사회학적 시대 진단’
사회학적 시대 진단은 여러 모습을 지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용한 진단이 되기 위해선 다음의 세 요소를 꼭 지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사회 변화가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묘사합니다. 둘째, 그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는지를 두루 살핍니다. 셋째, 사회 변화에 대한 개인들의 응전(應戰)의 명암을 밝히고 진단가 자신의 기준에 따라 평가합니다. 채희태 작가의 책, 『백수가 과로에 시달리는 이유』에도 사회진단의 세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백수라는 삶의 형식은 이제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현재 경제 활동을 하고 있지 않고, 언제 경제 활동을 하게 될지 불확실하여 막막한 상태에 처한 사람”을 일컫는 백수에 깃든 부정적인 낙인은 여전합니다. 게으름뱅이, 무능력자, 백해무익한 존재, 그래 ‘기생충’이라는 낙인 말이죠. 백수 당사자의 탓이 아니라 사회구조가 변화했기 때문에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임에도 부정적인 낙인은 여전하다는 거죠. 채희태 작가는 당당히 외칩니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새로운 시대로 치닫고 있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백수의 시대적 쓸모를 끄집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