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연은 ‘시를 먹으려던 참’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수필을 먼저 먹었다. ‘시’를 ‘문학’으로 환치하여 읽었다. 그녀는 등단 작가가 아니다. 이런 작가를 보면 위기감을 느낀다. 기성 문인을 의식하거나 눈치 보지 않고 읽고 쓴다.
새벽 산책을 하고, 단어를 채집하고, 철학적인 문장을 필사한다. ‘위로 향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부지향상(不止向上)이다. “자신 있게 꿈을 좇으라”는 당당이다. 당차지 않고서야 하필이면, 전쟁 피난민들이 생존의 물지게를 지고 오르던 40계단 중간에 ‘Kasten’이라는 북카페를 열었을까. 그곳에서 수수한 수필 언어와 선한 시어, 소소한 소설 언어를 카스텐 상자에 차곡차곡 쟁여, 찾아오는 이들에게 차 한잔과 문장을 빌려주고 있다. 빛나는 오늘의 기꺼움을 전하고 있다. 그녀의 공간은 또 누군가의 꿈이 되는 아지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