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자지만, 예고부터 미대, 패션계와 요가 업계를 살아오며 지인이 여자 98%로 이루어진 환경에서 자라고 살았다. 엄마, 누나와도 매우 가까우니 나는 다른 남자들과는 달리 여자들을 정말 잘 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주변의 여성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노브라 노]애서는 지인 P가, [택시 납치 사건]에서는 친구 G가, [잠재적 클럽 죽순이]에서는 H, [뒤태가 마음에 들어]에서는 Y… 하나도 빠짐없이 내 주변에 있는 모든 여자들이 무수히 겪은 이야기들이었다. 언젠가는 나에게 이야기했을, 어쩌면 내가 가벼이 상상만 해보았던 이야기들. 작가의 울분이 담긴 고성 같은 이 책에 내 주변 여성들의 피고름과, 눈물과, 소리없이 잠들었을 밤들이 고스란하다.
나는 정말로 여자들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구조적인 레벨의 차별과 혐오가 일상을 어떻게 숭덩숭덩 떼어가는 지, 그 아픈 이야기들을 세상에 전시하기 위해 복기했을 작가에게 나는 무한한 감사와 깊은 사과를 전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