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62
어머니 군자를 향한 애도의 마음으로 시작된 이 책은, 그녀의 지난했던 삶을 통해 여러 가지 화두를 던진다. 1960년대 여성이 성 산업에 진입할 수 밖에 없었던 사회적 구조와 시스템, 디아스포라 한인으로서의 복잡했던 삶, 가정 내의 불평등한 권력 역학관계에 이르기까지... 감정을 들끓게 만드는 시련으로 점철된 이 모든 이야기가 온전히 한 여성의 삶이었다는 것이 좀처럼 믿기 어렵다. 이러고도 미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말이 안 된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내밀하고 개인적인 가족사 안에 식민 지배, 한국전쟁, 인종주의, 젠더화된 노동과 폭력, 정신건강 불평등 등에 얽힌 여러 문제가 치열히 녹아들어 있는 이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견지하는 ‘사회학적 상상력’이, 사회학자인 내게 인상적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