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는 숫자의 세상에 산다. 어제 올린 영상의 성적표가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도착하고, 그 숫자에 하루의 기분이 정해진다. 이 책에서 강호이가 ‘매일 기습 시험을 치르는 듯한 기분’이라고 쓴 대목에서 나는 잠시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오래 이 일을 해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그러나 좀처럼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파뿌리를 ‘웃긴 사람들’로 기억한다. 이 책에는 카메라가 꺼진 뒤의 이들이 있다. 생계를 위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채널을 이어가던 시절, 장염에 걸린 채로 촬영을 강행하던 날, 새벽까지 악플 한 줄에 붙들려 스스로를 의심하던 밤. 화면에서는 단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장면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책은 무겁지 않다. 세 사람이 치킨 한 마리를 두고 진지하게 가위바위보를 하는 대목에 이르면 결국 웃게 된다. 그리고 알게 된다. 이들이 십 년을 버틴 힘은 대단한 재능이나 전략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던 두 사람이었다는 것을.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고 싶은 사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버거워진 사람, 그리고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잠시 잊고 지낸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