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진짜 페미니스트인가?”라는 질문이 있다. 사람들이 순진한 호기심으로 이 질문을 하는 일은 드물다. 의심과 혐오에 기반한 물음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저자는 이 어리석은 질문을 약간 수정해 답한다. “나는 현재 어떤 페미니스트인가. 앞으로 어떤 페미니스트가 되기를 원하는가.” 이 책의 단단하고 올곧은 힘은 자기 삶의 궤적을 저널리즘적으로 탐구하는 저자 특유의 정직한 기질에서 나온다. 저자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똑바로 응시하며 자기연민 없는 태도로 바라본다. 21세기 대한민국 여성이라는 정체성, 30대 기혼 무자녀 여성이라는 위치성,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 기반의 프리랜스 에디터로 생존해온 현장성.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이라는 명제 안에서 모든 한국 여성의 자서는 한국에서 그 자체로 선언이자 균열이 된다. 글과 삶이 분리되지 않는 체현적 글쓰기의 모범이라는 점에서 여성주의적 글쓰기에 하나의 길잡이가 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