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중에서
시집에는 분꽃을 소재로 한 시가 네 편 실려 있다. 최월순이 분꽃을 좋아하는가. 분꽃을 바라보며 최월순은 일상을 대입하고 치환하고 있다. 삶의 독고함을 대입하여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오늘도 오려나//두근거리”며 기대와 위로를 치환해 내고 있다. 분꽃이 피워올리는 하양 빨강 노란색은 원초적인 색깔이다. 우주 자연의 근원에 닿아 있는 꽃이다. 최월순은 분꽃에서 우주를 만나고 현재를 만나고 미래를 만난다. 분꽃은 최월순이 서성대는 우주. 분꽃을 노래한 시편들이 왜 없을까마는 퇴직 후, 멋진 해외여행이나 국토 순례를 한 번쯤 꿈꾸었을 최월순이 그저 뜨락에서 피고 지는 분꽃을 바라보며 “분꽃은 달빛을 바라보고/달빛은 분꽃을 다독이고” 자신의 속을 다독이고 있는 것이다. 오후 네 시. 최월순이 가장 치열해지는 시간이다.
백두산 수목 한계선에서 무릎 꿇은 나무로 만든 마두금馬頭琴의 공명은 일품이다. 비바람 한설 등 모든 걸 이겨낸 나무의 의지. 조금 더 높이 오르려는 의지. 무릎으로 기어서라도 오르고 싶은, 그곳까지 오르려는 나무의 소리 없는 외침. 그 절규. 안으로 안으로 가둔 자기 울음. 안으로 안으로 갇힌 나무의 울음이 이번 시집 『아직 그곳에 있을까로 출간된 것이다. 잠시 세상은 최월순이 탄주하는 마두금 소리로 자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