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통증을 통증으로 만들고, 파문을 파문으로 일으키는 것이 어쩌면 모두 나 자신임을 알았을 때, 그때 나는 나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시는 나 자신을 포함해서 깨지기 쉬운 것들로 이루어진 삶이, 민감하고 연약한 그 성질로 인해 오히려 깨지지 않으려는 긴장을 품고 나아가려는 중에 새어 나온다. 천수호에게 시작(詩作)은 파문(波紋)을 만들어 낼지도 모르는 상태를 기꺼이 감당할 때 계속되는 것. 울지 않고 씩씩하게만 있는 줄 알았던 누군가의 속내가 실은 수없이 자기 자신을 달래고 있는 상황에서 시는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