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천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일하다 작가가 되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시티 뷰》 《죽음과 크림빵》 《대치동 1등급 고미정이 망하면》 《블랙 푸들》, 동화 《언제나 다정 죽집》(전 2권), 《맨홀에 빠진 앨리스》가 있다. 혼불문학상, 비룡소 황금도깨비상, 책읽는샤미 어린이장르문학상, 사회평론 어린이스토리대상 등을 수상했다.
"트럭 얘기 하니까 갑자기 생각난다. 나도 어릴 때 기다리던 트럭 있었어.""뭔데?""북트럭.""처음 들어 봐.""아파트 단지에 일주일에 한 번씩 책을 실은 트럭이 왔어. 1000원 내고 빌려 갔다가 다음 주에 반납하면 되는 거였는데, 엄마 몰래 동화나 소설 같은 거 빌려 봤지. 엄마는 문제집이나 영어 원서 아니면 못 보게 했거든. 이불 속에 숨어서 읽는데 얼마나 재밌었는지 몰라. 빨간머리 앤도 됐다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됐다가. 꼭 마법 주스를 마신 느낌이었어.갑자기 비밀 얘기하면 좀 웃긴데······언젠간 나도 작가가 되고 싶었어. 별건 아니지만 백일장에서 상도 탔고, 이야기 만드는 게 재밌었거든.그래서 엄마한테 상장 보여 드리면서 진짜 진짜 용기 내서 얘기해 봤거든? 커서 작가 되고 싶다고.그러니까 우 리 엄마가 뭐랬는지 알아?""뭐라셨는데?""아, 백수 되고 싶다고?"미정이 모친의 우아한 말투를 흉내 내며 말했다.그 천연덕 스러운 연기에 영만이 큭, 하고 웃자 미정도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들은 빠르게 적응하고 진화해 나갔다. 유치한 반항 대 신 명쾌한 실속을 택했다. '포기하면 편해.'와 '얻어 낼 건 확실 하게 얻어 내자.'가 삶의 모토랄까. 선행 속도만 빠른 게 아니 라 제 미래에 대한 예측도 빨랐다. 전방위 컨설팅 덕에 자신이 어느 대학에 갈 수 있을지,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을지 이미 알고 있었다. 과정이 투명하게 보이는 사다리 게임. 그래서일까. 아이들은 10대인데도 40대 같은 표정을 짓고 다녔다. 그 얼굴은 제 부모와 붕어빵처럼 닮아 있었다. '다 비슷비슷한 어른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