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스브스 드라마 PD. 전두환 베프 노태우가 정권을 잡았던 대학 시절, 낮에는 〈광야에서〉를 떼창으로 부르고 밤에는 동물원의 〈잊혀지는 것〉을 나직이 부름. 남들 마르크스 서적 읽을 때 황지우, 이성복, 최승자 시집을 읽더니 급기야 운동권 선배로부터 ‘이 시대 최후의 로맨티스트’라는 헌사를 굴욕적(?)으로 받음. 1994년 하종강·김형민·손정현 공저 《노동자는 못 말려》의 감격적인 첫 출간. 그러나 일주일 뒤 출판사 사장님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잡혀가심. 한동안 안기부에서 찾아올까 전전긍긍함. 1995년 스브스 입사. 욕설과 욕망이 난무하는 드라마 현장에서도 ‘로맨티스트’의 품위를 지키려다 곧잘 쓰러짐. 비인칭 주어로 살던 조연출 시절 〈벗이여 해방이 온다〉를 목놓아 부르며 입봉의 그날을 기다림. 한 세기가 바뀌어 2002년 〈오픈드라마 남과 여〉로 입봉. 〈사랑에 미치다〉 〈조강지처 클럽〉 〈천사의 유혹〉 〈보스를 지켜라〉 〈내 연애의 모든 것〉 〈세 번 결혼하는 여자〉 〈키스 먼저 할까요?〉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 <멘탈코치 제갈길> 등등 연출. 취미가 ‘착한 사람 만나서 감동받기’인 관계로 요즘도 정신 못 차리고 술과 음악과 드라마에 늘 젖어 있음. 현재 <술꾼도시여자들> 〈남자친구〉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을 만든 ‘본팩토리’ 제작사의 연출 및 정신적 고문으로 바둥거리고 있음.
스스로 글밥을 먹는다 생각된다면, 또는 이야기꾼이 되기로 작정했다면 피해갈 수 없는 책! 한마디 대사가, 그 모든 상황들이 도저히 풀려갈 길 없어 머리속이 하얗게 될 때, 등장인물 모두가 참다못해 나에게 소리지르기 시작할 때, 이 모든 것 다 때려치고 싶을 때, 딴 생각말고 차분히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각각의 주인공들, 그리고 그 주변의 인물들이 그제서야 살아 숨쉬는 존재로 변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