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감각적인 이미지들을 만났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가 만난 것은 감각적인 이미지들의 우발적인 마주침에서 오는 즐거움 같은 것이었다. 시라는 것이 그 어떤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포장하는 일만이 아니라면, 말들이 품고 있는 감각의 까칠함을 느낄 때의 즐거움이야말로 시를 읽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김연진의 시들은 그런 의미에서 탁월하다. 해서 나는 그의 시들이 가진 튀어 오르는 가벼움에 어떤 무게를 성급하게 기대하지는 않기로 했다. 그 무거움은 스스로 장착하게 될 것이므로. 오랜만에 우리가 기대해도 좋을 시인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