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고 했을 뿐입니다》는 한국판 ‘페미사이드 보고서’다. 108명의 피해 여성에 대한 1362페이지의 교제살인 판결문을 분석한 이 책은 무수한 절망의 기록임과 동시에 ‘앞으로 죽지 않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의 기록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뒷짐을 지거나 거리를 두지 않는다. 피해자 한 명 한 명을 마음에 담은 채로 절박하게 대안을 찾아 나선다. 나아가 이는 단순한 ‘데이트폭력’이 아니라 ‘교제살인’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동안 남성들이 만든 ‘보편’의 언어로는 여성들이 겪는 고통이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다. 언어를 바꾸고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다. 우리는 더 이상 단 한 명도 잃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