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사람의 마음은 여름이다. 지독하게 뜨겁고 유난히 변덕스러운 계절처럼, 때로는 차갑게 식었다가도 금세 다시 달아오른다. 그리고 그 속에서 비로소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느낀다. 이번에 우리가 만날 『우리는 여름을 쓰기로 했다』, 『여름 편집 후기』에서 에밀리 헨리는 소설을 쓰는 일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나는 헨리의 소설을 읽는 일 역시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언제나 로맨스를 쓰는 작가를 존경해왔다. 웃음과 눈물, 호기심과 떨림, 욕망과 후회가 뒤섞인 아찔한 감정의 롤러코스터는 아무나 운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과 사랑을 진정으로 믿는 사람만이 로맨스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맨스는 다른 장르에 비해 쉽고 가볍고 덜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어왔다. 사랑을 흔한 것이라 여기기 때문일까? 하지만 어떤 사랑도 쉽지 않으며, 그 형태 역시 무척이나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것만이 진실이다. 그중에 덜 중요하다고 여길 수 있는 사랑이 있을까? 에밀리 헨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사랑은 우리에게 반드시 흔적을 남기고, 또한 우리를 변화시킨다고 알려준다. 그것은 역시 소설을 쓰는 일과도 닮았고, 이 소설을 읽는 것과도 닮았다.
에밀리 헨리의 소설 속에서 여름은 삶의 감각이 그 어느 때보다 또렷해지는 계절이다. 도시를 떠나 낯선 곳에 도착한 인물들은 그곳에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잊지 못했던 사람과 재회하고, 외면하고 싶었던 가족의 상처를 마주하고, 자신의 삶을 다시 써 내려갈 열정을 되찾는다.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싸우고, 도망치고, 화해하고, 끌어안는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필연적으로 자신이 누구인지 들여다보게 된다. 그렇게 알게 된 자신의 모습을 상대에게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믿는 세상과 당신이 믿는 세상이 만나 서로를 배우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그리고 우리가 책을 사랑하게 되는 일도 다르지 않다고 에밀리 헨리는 내게 가르쳐주었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분의 마음도 여름이 되고, 사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