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0년 동안 라디오 및 TV 방송작가로 일했다. 이후 한국방송통신대학 불문학과에 진학하며 번역의 세계에 발을 들였고, 졸업 후 영어와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이란 멀리 떨어진 두 세계를 연결해주는 행위라 믿으며 이에 임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카티 보니당의 『128호실의 원고』, 찰리 돈리의 『수어사이드 하우스』와 『어둠이 돌아오라 부를 때』, 세라 게일리의 『일회용 아내』 등이 있다.
하늘을 가득 채운 여름날의 먹구름이 보였다. 우산이 없어 집으로 가야 마땅했지만, 왠 지 오늘은 이곳에 와야 할 것 같았다. 삶은 지속된다는 감각 때문이다. 아이를 보면 느껴지는 감각, 아기들은 우리가 미래로 돌진하려거나 과거로 회귀하려는 바로 그 순간 우리를 현재에 잡아놓고 꼼짝 못 하게 한다. P.420 중에서
조이는 문득 자신 안에 있는 통증이, 지난 석 달간 자신의 존재를 온통 흔들어버린 욕망의 타오르는 불꽃이 그다지 깊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의미한 것도 아니었다. 단순히 긁으면 끝날 가려움이고, 다른 가려움보다 더 심하지도 않다. 분명한 건, 만족 없이 가려운 곳을 긁으며 사는 것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P.358 중에서
엄마 인생은 죄다 아빠를 중심으로 돌아가. 아빠, 아빠, 아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오직 아빠뿐이라는 듯이 행동하지. 마치 아빠만 다치고, 아빠만 슬픔을 아는 사람인 양. 아빠만 배고프고, 덥고, 춥다는 듯이. 다른 사람들은 그냥.... 배경처럼 말이야. 근데 말이야..... 아빠는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는것 같지 않아. 엄마를 웃게 하지도 않잖아. 엄마를 위해 뭔가 멋진 행동
대담하고 뻔뻔해졌다. 집 꼭대기 자기 방에서 불구자처럼 사는 것도, 자기 삶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둔 채 수동적으로 사는 것도 지긋지긋했다. 아이라는 존재로 사는 게 지긋지긋했다. 좀 더 많은 자율과 좀 더 큰 권한,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기든 거기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좀 더 많은 발언권을 원했다. P.258 중에서
레이철 쿠시너는 말한다. "뭔가 해낼 수 있을 것 같고, 그 뭔가가 나를 계속 붙드는 듯한 언어의 흐름을 알아내는 것. 글쓰기에는 이런 에너지가 필요하다...저자의 흥이 느껴지는 글을 만나면 나는 푹 빠지고 만나." 저자의 즐거움은 저자를 이끄는 최고의 안내자다. 당신의 책이 독자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 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당신에게 즐거움을 주는지부터 우선 생각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