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나의 시는 비린내 나는 삶의 현장을 웬만큼은 비켜 와서 관조하거나, 흔히 시가 형성되는 거리라는 그 시간들을 보내 놓고 안개를 헤집어 추억하는 잔잔한 서정이기엔, 그 스스로가 온몸을 들어 끌어가야 하는 가열 찬 현장을 살고 있으므로, 내용들이 치열하고 또한 어느 한 찰나 잘 벼린 칼날 같은 깨달음의 시선이 휘익 휘익 꽂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 까닭으로 최한나의 시의 동력은, “간밤의 편두통과 대출금 남은 아파트, 외상값들을 싣고 시동을 걸고 있는, 날마다 아침을 출발하는 편도뿐인 화물열차”(「화물열차가 지나간다」)이며, 그럴지라도 비켜설 길 없는 부조리하고 허무한 삶의 정면들 앞에 일어나 마주서는, 싱싱한 리얼리티라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