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강정마을에서 생명평화운동을 한다며 동네 마을회관에서 그와 2년 동안 함께 머물렀던 적이 있다. ‘권총’과 함께 많은 식구의 세끼 밥을 하고 찌개를 끓이며 부부처럼 살았다. 마을 곳곳에서 자리를 정해 100배 절을 함께 했다. 그의 온갖 신출귀몰한 구상을 제지하는 척하며 그의 편을 드는 것이 내 역할이었다. 그와 시시콜콜 부딪치며 우정을 쌓았다. 나이 들어서도 이렇게 멋있고 힘차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몸소 보여 주었다. 정초 추운 제주도 바닷물에 뛰어들어 헤엄을 치면서 편한 늙은이로 자처하는 우리를 조롱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