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렸기에 귀중한 것들, 잃고 나서야 비로소 의미와 가치를 갖게 되는 것들이 우리의 현재를 가만히 붙들고 있다는 사실을 지혜의 소설들은 심상하게 고백한다. 그 물품들을 찾기 위해 창고를 헤매는 일은 인간이 해온 가장 오래된 놀이이자 지치지도 질리지도 않는 놀이이다. 헤매는 걸음마다 깃들어 있는, 잃어버린 그것을 찾으리라는 가벼운 흥분과 기대 속에 그것을 잃어버렸던 과거와 그것을 곧 찾게 될 미래가 형체를 알 수 없이 뒤섞인다. 그곳을 헤매는 기쁨과 그곳을 벗어난 이후에 대한 예감을, 설령 좌절과 실패와 심지어 죽음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오직 계속됨으로써만 따뜻하게 반짝일 수 있는 삶에 대한 긍정을, 작가는 기쁜 마음으로 들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