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은 평생 돌봄의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어릴 때는 누군가로부터 돌봄을 받아서 자라고, 성인이 되면 누군가에게 돌봄을 주면서 살아가고, 노인이 되면 또 누군가의 돌봄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따라서 우리는 모두 돌봄의 대상자이자 제공자입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 돌봄의 문제는 모든 가정에 짙게 드리운 먹구름과도 같습니다. 왜냐하면 돌봄이 오롯이 가정, 특히 가정 내 약자인 여성의 부담이 되어 이들이 가정에서 ‘돌봄을 제공’함으로써 본인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의존적 약자로 전락하고 마는 현실 때문입니다. 이런 현실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되돌리지 못할 막대한 손실입니다. 따라서 돌봄서비스는 가족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제공되거나 시장에서 구매하는 상품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공동 부담으로 나누어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방법입니다. 누가 어떤 원리로 어떻게 돌봄의 부담을 나눌 것인지 수많은 논의와 연구가 진행되지만 속 시원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돌봄의 사회화를 위한 최적의 해답을 모색합니다.
구체적으로 이 책은 관계적 복지를 개념화하여, 돌봄이 일상적인 서비스 제공을 넘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주요한 기제로 정착하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더불어 이런 관계적 돌봄을 수행하기 위한 시민과 지역사회, 전문가, 정부 간의 공동생산(Co-production)의 방식을 제안하며, 특히 돌봄 참여소득이라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결국 이 책에서 주장하는, 사회적경제 원리를 기반으로 하는 관계적 복지의 실현이야말로 현재 우리 사회가 골머리를 앓는 저출생, 고령화 문제뿐만 아니라, 고질적인 세대 갈등, 계층 갈등, 젠더 갈등, 일자리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돌봄의 사회화를 위하여 집단 지성을 발휘하여 진지하게 고민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 준 저자들에게 감사와 함께 연대적 지지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