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 시인의 시집 『저물도록 색칠만 하였네』는 시인의 30년 세월이 응축되어 있다. 표사를 써달라는 청을 받고 시집 원고를 읽어가는 내내 마음이 짠했다. 시의 많은 부분이 시인의 삶을 투영하고 있고 그는 그의 삶을 수도자처럼 응시하고 관조하고 기다리면서 흐르는 시간을 독백으로 풀어가고 있었다. 물별이 반짝거리고 채송화처럼 제자리를 벗어나려는 반란은 애끊는 그녀의 삶이 된다. 흔적 없이 나는 새처럼 행간을 소풍 다니면서도 어머니로 또 아내로 또 난민으로 시인으로 그는 참회도 하고 지난 시간을 그리워도 하면서 마음으로 새기는 그림처럼 담담히 묘비명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