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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05
제1부 단청·1·13 단청·2·14 단청장(丹靑匠)·15 고향 냄새·16 겨울나무·17 겨울 풍경·18 겨울 바다·19 새 법당·20 황금 경전·21 굿·22 낙엽은 지는데·23 꽃잠·24 외출·26 해무·27 새벽·1·28 새벽·2·29 추색(秋色)·30 빈집·31 제2부 11월 첫날에·35 석등 앞에서·36 전언·37 매화꽃 피고·38 홍매화·39 봄비·40 샘물·41 수련·42 늦은 밤·43 거짓말·44 여행·45 낙화·46 무심·47 정답·48 천리향·49 꽃이 피는 이유·50 긴 밤·51 동지가 지났는데·52 불면·53 제3부 목불 앞에서·57 찬밥·58 어느 날·60 왜가리·61 장마·1·62 장마·2·63 수취인불명·64 풍경·65 멀기만 한 문·66 안부·67 꽃무릇 다시 피고·68 봄날·70 극락에는·72 청매 향(靑梅 香)·74 천 년의 바람·76 벌이 입술에·78 한 생각·79 길이 끝나는 곳·80 제4부 출가·83 이 뭣꼬·84 아이야·1·85 아이야·2·86 아이야·3·88 아이야·4·90 아이야·5·92 아이야·6·94 아이야·7·96 감빛이 이쁜·97 참회·1·98 참회·2·100 참회·3·102 천일기도·104 접신·106 엽서·1·107 엽서·2·108 발문·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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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의 언어로 황금 경전을 펼치다
원담 스님의 신작시집 『황금 경전』이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원담 스님은 1983년 출가한 이후 35년 수행자의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1992년 『문학공간』에 시로 등단하여 시집 『제비꽃 한 송이 가난한 내 뜨락에 필 때』와 『살구나무경』을 출간한 바 있다. 원담 스님의 시세계는 일차적으로 불교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스님이 꿈꾸고 있는 궁극적 세계는 불국토라 할 수 있다. 고타마 싯다르타가 그러했듯이 출가자도 태어나 늙고 병들어 죽는 4고의 고통에서 벗어나 부처를 이루는 데 있기 때문이다. 부처를 이루는 그 수행과정에서 의식주는 물론 보고 듣고 느끼고 말하는 것 역시 철저한 불교적 양식을 일상화한다. 이번 시집 『황금 경전』은 그 결과의 산물이다. 율곡사 감나무는 다리가 아프다 한세월 이렇게 살아내는 것도 공덕이 되는지 대웅전 앞에 서서 독경 소리 듣다가 어느새 공양을 올리는 나이가 되어 제 안에 황금색 홍시들을 주렁주렁 경전이 되어 마지를 올린다 ―「황금 경전」 전문 원담 스님은 발길과 눈길이 닿는 곳마다 황금 경전을 펼친다. 감나무는 이른 봄부터 가을이 오기까지 제 몸에 매단 나뭇잎과 감으로 “다리가 아”팠겠지만 마침내 잘 익은 감으로 가을 내내 부처님께 달콤한 “마지를 올”리는 공덕으로 이미 부처와 한 몸을 이룬다. 원담 스님은 이 시집 속의 많은 시편에서 자연의 대상을 통해 수행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을 시로 전환시키고 있다. 그것은 시인이 자연과 하나가 되어 지혜의 바다로 나아가 부처와 만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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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낯선 사람이 아침결 절을 찾아와서 바위 끝에 앉아 홀린 듯 하루 온 종일 꼼짝도 않고 무엇인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던 그가 해 질 녘에 내려와서 절에는 왜 전각 추녀 끝에 풍경을 달고 또 그 밑에 물고기를 다느냐고 물었다. 난 그에게 되물었다. 당신은 오늘 하루종일 하늘을 나는 물고기를 보면서 무엇을 느꼈느냐? 또 그 물고기가 읽는 경전을 들으면서 몇 번이나 가슴에 사무쳤느냐? 원담 스님이 그린 『황금 경전』의 물고기는 어느 하늘에서 헤엄을 칠까? - 수완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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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지리산 심산유곡 깊은 산속의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에 반짝하고 아침 햇살이 지나가는 것 같은 섬세한 감동이 찌르르 폐부를 찌른다. 스님도 천상 시인이어서 꽃, 바람, 새, 나무, 부처님이 각각의 빛깔과 음색으로 오묘히 변주되면서 서정적이면서도 풍요로운 사유의 꽃밭을 이루고 있다.
스님은 ‘불립문자’라는 불교적 진리의 한 방편을 증거하듯 극도로 언어를 절제하고 있다. 시인에게도 언어가 진리를 구성하는 도구인 이상 수사와 분식의 언어를 절제한다는 것은 세속을 향해 뻗은 욕망의 뿌리를 자른다는 의미인 것이다. 표제 시 「황금 경전」에서 보듯 대웅전 앞 감나무 보살의 황금색 홍시를 보고 이타와 도를 깨닫는 그 수행의 깊이와 내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 김용락 (시인,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