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영의 시는 단도직입이다. 직방(直放)의 시학이라 할 만하다. 그 직방의 힘으로 삶의 다양한 파편들을 보여준다. 그 힘은 바로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살며 터득한 고투(苦鬪)일 터, 살얼음이 박히거나 붉은 피가 도는 타자의 삶은 곧 한혜영 그 자신에 대한 치환이며 기록일 것이다. 한혜영의 고국을 향한 그리움은 자주, 시시때때로 태평양을 건넌다. 그는 결코 날개를 멈추지 않는다. “거기 무슨 꽃이 있어/날개가 젖고 젖나//죽음이 거기에 있어/부르면 가는 거지”(「나비는」)처럼, 설령 그것이 죽음을 불사하는 일이 될지라도 꽃이 부르면 기꺼이 바다를 건너가는 나비가 된다. 생사가 한 몸이니 이승과 저승 또한 한 처소일 것이다. 그는 그렇게 죽음과 이별의 처연한 모습을 촌철살인의 언어로 우리에게 펼쳐 보여준다. 이는 한혜영 시인이 세상과 사람살이를 깊이 연민하고 사랑하기에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