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시인의 시집은 먼저 떠난 그녀에 대한 절절한 사부곡(思婦曲)이다. 반세기 넘도록 살을 맞대고 살아온, 먼저 신(神)의 나라로 돌아가버린 그녀를 생각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회한만 남아 있다. 모든 일을 시인의 손으로 하고 있을 때, 어느덧 그녀는 시인의 등 뒤를 지키고 있다. 독백처럼 늦어버린 사랑의 고백을 채운 시집의 바탕에는 신에 대한 간구(懇求)가 깔려 있다. 시집 전체가 신을 향한 기도문이요, 온전히 신 앞에 자신을 드리는 경건한 의식이다. 평생을 함께했던 그녀의 부재, 하지만 그녀는 신의 나라에서 평화를 얻었으리라는 기대와 믿음으로 그녀에게 바칠 시(詩)의 옷 한 벌을 섬세한 언어로 지어 그녀 앞에 바친다. “그녀는 내 안에/영영 그리움이 되었다/참 쓸쓸한 별이 되었다/날마다 글썽이는 별이 되었다”.(「아내는 그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