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한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영국으로 이주하여 현지 로펌에서 일하고 있다. 양쪽 사회의 법제도에 능통한 전문가인 저자가 영국 사회에서 일어났던 끔찍한 범죄들의 전말을 소개한다. 읽다 보면 진저리가 쳐질 정도인데, 어느 순간 그 사건들이 멀리 떨어진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범죄들의 목록과 겹친다. 사회의 저변에 무지와 편견, 증오와 차별이 광범위하게 깔려 있을수록 잔혹한 범죄의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그 잔혹성이 극에 달한다는 인간 사회의 공통점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사건을 직시하고 그 원인을 밝혀내면서 인간성과 공동체에 대한 질문을 끈질기게 던져야만 이러한 비극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그러하기에 브렉시트를 반대하며 공동체의 통합을 외치다가 살해당한 하원의원 조콕스의 이야기는 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 사회가 정말로 기억해야 할 것은 누군가에 대한 미움과 폭력이 아니라 희생과 통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