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자 선생님의 시조집 『물숨의 문장』은 거친 제주 바다에서 오직 자신의 숨 하나에 의지해 삶을 일궈온 해녀들의 이야기이다. 시인은 어머니가 평생 짊어졌던 가난과 고통의 흔적을 아픈 상처가 아닌, 아름다운 ‘살꽃’으로 다시 피워낸다.
시집 곳곳에 배어 있는 투박한 제주어는 단순한 사투리가 아니다. 그것은 고단한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가장 정직한 위로이자 지혜의 말들이다. 낡은 바구니인 구덕을 고쳐 쓰며 가족을 지켜낸 어머니의 세월과 해녀콩 한 줌에 담긴 애틋한 사연은 우리 마음속에 잊혀가던 고향의 정서를 일깨워준다.
이 시집은 말없이 긴 세월을 버텨온 이 세상 모든 어머니에게 바치는 따뜻한 선물이다. 독자들은 투박하면서도 진실한 이 문장들을 통해, 삶의 고단함조차 향기로운 꽃으로 변하는 눈부신 순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