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제주 바다에서 태어나 제주 바닷가에서 숙명처럼 해녀로 자라 바다 건너 일본에서 조그만 성공을 얻고선 다시 제주 바다로 돌아온 물의 일생이었다.
1939년 8월 16일 제주도 북제주군 조천읍 북촌리에서 4남 3녀의 막내로 태어난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 4·3 사건을 맞아 아버지가 경찰이 쏜 총탄에 맞아 시름시름 앓다가 내 나이 18살에 한 많은 세상을 떠나시는 비극적인 가족사를 겪었다. 이후 큰오빠는 대동아전쟁시 포탄에 맞아 죽고, 둘째 오빠는 6·25 전쟁에서 행방불명이 되었다. 그야말로 제주 여인 특유의 슬픈 가족사를 지닌 우리집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게 된 나는 여수, 보길도, 진도, 삼천포 등에서 해녀질을 했다. 23살에 결혼을 했지만 남편의 잦은 외도와 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26살에 1남1녀를 두고 이혼했다. 31살에 밀항해 일본의 요코하마에 첫발을 디뎠다. 일본에서는 가방 시다바리 등 갖은 고생을 하면서 돈을 모으다 김형균씨를 만나 재혼하고 1남1녀를 두었다. 이후 요꼬하마에서 이자카야(우리나라 투다리 비슷한 가게) 가게를 차려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남편과의 사별 이후 불교에 심취해 공덕을 쌓기 위해 집안에 법당을 세우고 새벽불공을 드리며 부처님의 가피력을 경험하게 된다. 이후 내 모든 것을 내놓고 남은 여생을 부처님 전에서 지내기 위해 전승관 옥불사에 불사했다. 나는 부처님께 귀의하며 스스로 조상에게 공덕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마지막 여생을 보살행을 실천하며 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