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생히 기억한다. 연남동 작업실에서 잠비나이의 「커넥션」 영상을 처음 봤던 그날을. 나는 어딘가 여전히 헤매는 사람이었고, 11분짜리 생경한 음악은 어디에 뒀는지도 모르는 내 마음 하나하나를 스스럼없이 어루만져주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단순한 리프를 반복하는 해금의 연주를 들으며 그 어렴풋한 영원에도 고조가 있음을, 단순한 반복 속에도 제각각 다른 이야기가 담길 수 있음을 온 마음으로 느꼈던 것 같다. 짧게 말하자면 정말이지 감동이 심했다는 이야기다. 한 달 전 책의 추천사를 부탁받고 감히 내가 무슨 말을 덧댈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원고를 읽고 나니 내가 느낀 그때의 감동이 이 책에 고스란히 적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보미 연주가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단순하고 반복되는 삶을 살아냈고, 여전히 살아가는 사람이다. 의외로 우리와 다르지 않게. 그러나 삶의 고조와, 반복되는 듯 각기 다른 이야기들을 충분히 느끼고 이해하고 싸워내고 사랑해내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음악이라는 삶을 살지 않는 누군가에게도 필요한 삶의 태도가 사뿐하고 담백하게 적혀져 있는 책이다. 그래서 모든 이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말을 감히 보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