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의 부자들》은 오늘날의 걸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걸프의 부를 단순히 ‘석유가 만들어낸 부’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국가의 자본을 누가 만들고 관리하는지, 전통적인 상인 가문은 어떻게 기업과 산업을 성장시켰는지, 새로운 기업가와 창업가들은 어떻게 기존의 경제 질서에 도전하고 있는지를 사람과 자본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왕실과 국부펀드에서 시작해 전통적인 패밀리 비즈니스, 부동산 기업가, 테크 창업가, 인도·레바논·이집트 등에서 온 디아스포라 기업가,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여성 리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을 따라가다 보면 걸프의 부와 성공이 결코 하나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특히 이 책은 걸프 국가들을 하나의 시장으로 묶어 설명하지 않습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다르고,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서로 다른 경제 구조와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카타르와 쿠웨이트, 바레인과 오만도 각자의 역사와 자원, 인구와 산업 기반에 따라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왜 사우디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과 도시를 만들고 있는지, 왜 아부다비가 국부펀드를 통해 산업과 첨단기술에 투자하는지, 왜 두바이가 글로벌 기업과 인재가 모이는 국제도시를 만들어 왔는지, 왜 카타르가 교육과 문화, 스포츠와 외교를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해왔는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