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해도 기대한 결과를 얻기 쉽지 않은 세상에 ‘최최선’도 아니고 ‘준최선’을 제안하다니 무모하고 대책 없는 일이 아닐 수 없겠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다다른 곳에 무엇도 남아 있지 않고 ‘끝’이라는 한 글자만 엔딩 크레딧으로 올라간다면, 우리는 박수 치고 눈물을 닦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할 수 있을까. 문보영 작가가 전하는 ‘준최선의 롱런’은 어떤 기억도 감정도 정서도 덧붙일 수 없는 ‘최선의 끝’에 이르기 전에 지금 내가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느끼고 볼 수 있도록 가늠하게 한다. 준최선과 최선 사이의 알 수 없는 여지에 세상에 대한 기대와 흥미와 희망을 남긴다. 어쩌면 닿을 수 있을, 내키면 가볼 수도 있을, 무엇보다 그러지 않아도 무방할 세계를 그려낸다. 흡족하고 충분한 세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