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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리
국내작가 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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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리
국내작가 문학가
재야 철학자와도 같던 아버지의 권유로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에 진학했고, 철들지 않은 아웃사이더로 덧없이 졸업했다. 아버지를 닮아 책과 술을 좋아하고 현실감이 없다. 결혼도 재미있겠다 싶어 다소 이르게 결혼했고, 아이 둘을 적당히 잘 키우며 어영부영 사는 중에도 나름 읽고 쓰고 갈고 닦으며 자기를 잃지 않았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고, 지자체 관광기사와 축제 취재, 파인다이닝 및 여행 잡지인 『Bar & Dining』에 기고했다. 섬여행 후기 공모전에서 받은 상금 100만 원을 밑천 삼아 제주 한 달 떠돌이를 감행하고 행복 지수가 높아졌다. 혈액형은 aaa형이고(소문자에 유의할 것) MBTI 검사 결과 INFP에 속하는데, 정확히 일치한다. 우유부단하고 게으른 애늙은이 형으로, 감정기복 심한 최고의 유리멘탈. 여행을 통해 스스로에 관한 모든 부정적인 연민과 비하를 깨려고 노력 중이다. 여행만이 약이라고 믿으며 살고 있다.

작가의 전체작품

작품 밑줄긋기

p.182
분화구는 각별하다. 처음에는 긴장했고, 들어서니 아늑했으며 자리 펴고 앉으니 편안했다. 이곳에 오기로 예정돼 있던 것처럼, 오래전부터 바랐던 것처럼. 처음부터 이곳이 목적지였던 것처럼. 능선을 감싼 나무의 연두 잎들이 가늘게 떨었다. 위로가 밀려왔다. 사람에게 위로 받지 못하는 대가 답답타. 숱한 얘기를 다 들어주면서, 내 얘기는 쉬이 하지 못했다. 분화구에 안기어 목까지 차 있던 다 하지 못한 이야기가 순식간에 쓸려 내려갔다. 그 자리에 위로가 돋는다. 생각이 너무 많았다. 세상이 온통 슬펐다. 슬픈 일이 이리 많은데 다들 어찌 그리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지, 묻고 싶었다. 슬픔에도 에너지가 든다. 슬픔도 습관이 된다. 남의 슬픔을 끌어다 슬퍼하고, 남을 위로하느라 나를 위로하지 못하고 살았던 날들. 많이 듣고 많이 위로하며 살았다. 이제 더는, 남아 있지 않다. 그런 호의도, 그럴 에너지도, 여러 면에서 나는, 지쳤다. 곡 그 말을 하고 싶었다. 오십의 나를 서운해하는 남편에게, 왜 예전 같지 않냐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에게, 이제 비로소 나의 말에 귀 기울이는 나에게, 더는 남을 위한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아요. 붉은 오름의 가운데에, 나는 그런 말들을 묻고 왔다.그런 말을 주고 위로를 받아 왔다. 그만하면 됐네, 이 사람아. 이제 관계도 좀, 쉬어가게. 본인에게 각별하게.'

작가에게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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