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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서 나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고비마다 기웃기웃, 일상 인문학 산책
김보리
뜻밖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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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배움이 약이 된다는 건 이걸 통해 알았지 - 외국어 학습기
실연의 시련에 영어를 처방합니다
갈피를 잃었을 때 갈피가 되어 준 독일어
고아 같은 상실감을 채워 준 스페인어
아직도 공부 중, 새로이 공부 중_인도네시아어

2부 여행도 배우면 늘더라 - 여행 성장기
어쩌다(여행) 작가가 되었니
혼자 하는 여행은 ‘나’와 같이 가는 여행
여행도 배우면 늘더라
여행과 언어가 만나면
혼자서도 잘해요, 더 잘해요!

3부 글 짓는 맛 - 백면서생 성장기
책이 내게 들어오던 순간
책 친구 1호, 81년생 김지영을 소개합니다
17학번 친구가 생겼잖아
미끄러졌지만 행복했어
밥 짓는 맛보다 좋은 글 짓는 맛

4부 마음이 소란할 땐, 손이 마음을 달래 줄 거야 - 손으로 하는 명상
손으로 하는 백팔배랄까
글자가 내려앉는 소리를 들었지
사포 멍을 아시나요
다시 꺼내 온 아쉬움, 피아노
소리의 끝엔 울림이 있고, 그 울림이 나를 울려

5부 홀연, 요가하다 - 내 몸 살피기
걸음아, 날 살려라
홀연, 요가하다
마침내 자전거가 삶에 들어왔다
여전히 땅 짚고 헤엄치는 중이지만

6부 일상이 다 인문학 - 기웃기웃 문화수집기
선물도 인문학적으로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수?
영화가 나에게 건네는 말
은밀하고 내밀한 걸음
혼코노도 취미가 되나요?
여긴 그냥 먹으러 다녔지
가지가지 한단 말을 들어도 싸다
살아생전 덕후 할 수 있을까
늦었지만, 안 하는 것보단 나으니까!

7부 존재의 안부를 묻는 마음으로 - 배워서 남 줄 때까지
자기만의 방, 삼층서가
책방을 책방이게 하는 사람들이 있어
가시나무 숲 같은 엄마라 미안해
배워서 나 줄 날들, 나눌 날들

8부 죽음도 예습이 될까? - 오래 곱씹을 질문들
죽음도 예습이 되나요?
웰 다잉 할 수 있을까
사는 것도 복습이 되나요?
애도도 끝이 있나요?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우린 모두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면 사는 게 좀 더 다정해진다” 재야 철학자와도 같던 아버지의 권유로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에 진학, 철들지 않은 아웃사이더로 덧없이 졸업했다. 아버지를 닮아 책과 술을 좋아하고 현실감이 없다. 다소 이르게 결혼해 아이 둘을 적당히 잘 키우며 어영부영 사는 중에도, 나름 읽고 쓰고 갈고 닦으며 자기를 잃지 않았다. 버킷리스트나 야망은 없지만, 취미와 배움을 통해 죽을 때까지 자라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 기웃기웃 일상 인문학 산책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간 지자체 관광기사와 축제 취재, 파인다이닝 및 여행 잡지
“우린 모두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면
사는 게 좀 더 다정해진다”

재야 철학자와도 같던 아버지의 권유로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에 진학, 철들지 않은 아웃사이더로 덧없이 졸업했다. 아버지를 닮아 책과 술을 좋아하고 현실감이 없다. 다소 이르게 결혼해 아이 둘을 적당히 잘 키우며 어영부영 사는 중에도, 나름 읽고 쓰고 갈고 닦으며 자기를 잃지 않았다. 버킷리스트나 야망은 없지만, 취미와 배움을 통해 죽을 때까지 자라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 기웃기웃 일상 인문학 산책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간 지자체 관광기사와 축제 취재, 파인다이닝 및 여행 잡지인 <>에 더러 기고했고, 현재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부암동에 작은 작업실 겸 책방을 운영 중이며, 지은 책으로는 여행기인 『불량주부 명랑제주 유배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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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128*200*20mm
ISBN13
9791170802068

책 속으로

평생 사춘기인가. 평생 흔들리며 산다. 결국 내 글은 무언가를 이루어 낸 이야기도, 극복한 이야기도 아니고, 그저 ‘버티는’ 사람의 중얼거림일 뿐이다. 그래도 그 버티기의 과정은 장하다. 무언가 하고(배우고) 있다는 실감만으로 막연한 불안이 덜어진다. 배움은 취미가 되고 취향이 되어 삶이 가난하지 않다. 잘났건, 못났건 진짜 내가 되어 가는 길이다. ---「프롤로그」 중에서에서

스스로를 ‘불량 주부’라 규정했다. 그런 자신을 혼내준답시고 ‘유배에 처한다’라는 어이없는 구실을 만들어 제주도로 보냈다. ‘가난한 여행, 게으름을 고치는 여행, 술을 줄이는 여행, 걷고 또 걸어 몸을 혹사하는 여행, 자연 앞에 겸손해지는 여행, 나를 벌주기 위해 나에게만 집중하는 여행, 그 벌을 다 받고 나면 나를 안아 줄 수 있는 여행. ---「여행도 배우면 늘더라」 중에서

혹시나 너무 오래 앓을까 자주 살피고, 너무 오래 주저앉아 있지 않게 자주 손 내밀어 일으켜 세운다. 사람에게 기대지 않으려는 깍쟁이 같은 마음을 취미와 배움으로 잘도 둥글게 다듬어 미움 받을 구석을 없앤다. 닦고, 조이고, 기름칠해야 하는 것은 기계만이 아니다. 마음도 그러하다. ---「마음이 소란할 땐, 손이 마음을 달래 줄 거야」 중에서

술은 어디에서 내게 왔을까. 아버지에게서 왔겠지. 어려선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다. 생계보다 글을 귀하게 여기는 것도, 일상이 어려울 만큼 술의 양과 빈도가 느는 것도 미웠다. 아버지 나이가 되고 나서야, 그 시절엔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겠음을 수긍하게 됐다. 아버지에 비길 수 없지만, 나도 글이 좋고 술이 좋다. 그래서 가까이 끼고 산다. 글도, 술도 일상에서 100미터 이상 멀어지지 않게. ---「일상이 다 인문학」 중에서

고비에 닿을 때마다 배우려는 마음은 때때로 회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정면승부 해볼 의지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기엔 너무 버거워 능력 밖 일일 때가 많다. 고개를 반쯤 틀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 스르르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기. 내 맘 뾰족한 구석이 저절로 뭉뚝해질 때까지 느릿느릿 나를 다독이기. 나름 삶의 처방전이었다. ---「존재의 안부를 묻는 마음으로」 중에서

죽음 대신 ‘꽃잠’이라 말하면 어떨까. 우린 늘 그 단어 앞에서 무거워지곤 하니까,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좋게 꽃잠이라 부르는 거지. 정신 빠진 소리 같나? 그냥 나의 아이들과 친구 두엇에게만 알려 줘야겠다. 나의 사전에서 꽃잠은 죽음이고, 죽음은 꽃잠이라고. ---「죽음도 예습이 될까?」 중에서

어렵고 힘들수록 더욱 부단히 여기저기 기웃거릴밖에. 어제와 다르지도 않지만 똑같지도 않은 하루하루가 모여 손톱만큼 자라고 눈곱만큼 깊어지는 삶. 배워서 나 주다 보면 남 줄 수도 있는 삶. 딱 그만큼만 살면 좋겠다. ---「에필로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삿되고 탁한 것에 홀리지 않게
버티며 단단해지는, 일상 인문학 산책

우리에게 배움은 조금 ‘전문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책상 앞에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과정, 학위와 자격증을 얻는 과정. 그래서 보통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하면 정규 배움의 과정은 끝났다고들 생각한다. 그렇지만 배움에 끝이 있을까. 문밖을 나서면 모든 게 배움이다. 다만 그것을 알아보고, 안으로 삭히고 숙성하고 성찰하여, 삶의 자양분으로 끌어올리는 사람이 흔치 않을 뿐이다.
이 책의 지은이는 바로 그런, 흔치 않은 사람 중 하나이다. ‘배움’을 한 끼 밥처럼, 흥을 돋우는 술처럼, 마음을 다독이는 찻잎처럼, 삶의 고비마다 배움으로 에둘러 온 사람.

그에게 배움은 몸을 써서 짓는 여러 수련이고, 책과 영화와 여행, 자연이며, 세상을 등진 친구에 대한 애도의 과정이기도 하다. 그는 그러한 것들을 일컬어 ‘일상의 인문학적인 배움’이라 일컫는다.

배움은 성취가 아니라 삶의 숨구멍

화분 바닥의 물구멍이 식물이 숨 쉬는 통로이듯, 지은이에게 배움은 삶의 숨구멍이다. 신선한 숨을 들이마시며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고, 삶에 색을 입힌다. 그때 삶은 생생하게 살아나, 지은이를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어제와 다르지 않지만 똑같지도 않은 하루가 모여, 삶이 손톱만큼 자란다. 그래서 이 책의 배움 목록은 유난히 손과 몸쪽으로 기울어 있다. 머리보다 몸의 수고가 마음에 더 좋을 때가 많다는 지은이의 경험이다.

그래서 이 책은 아주 구체적이다. 쇠똥구리처럼 손과 다리, 온몸을 움직여 천천히, 꾸준히 삶을 굴리는 일상의 인문학적 도구들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그 도구들이 우리의 마음을 두드리는 건, 우리 또한 지금 몸과 마음이 조금씩 녹슬어 가는 과정에 있고, 그녀 삶의 아픈 면면, 소소한 즐거움, 후회, 반성, 그리움의 이야기들이 우리가 걸어온 삶의 이야기와 겹쳐지기 때문이다. 나아가 지은이가 그 이야기들을 찬 겨울의 별빛처럼 명징하고 아름답게 펼쳐 보여서 우리를 감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일상이 녹슬지 않게, 배움으로 삶의 각도를 유지한다

지은이는 이름도 낯선 인도네시아 파푸아의 자야푸라, 자카르타에서 직항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에서 자신을 부나방에 비유한다. 부나방이 불에 뛰어드는 것은 우리가 어설피 알듯, 불을 좋아해서가 아니다. 본능적으로 달빛과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며 날게 되어 있는데, 모닥불이나 전등을 달로 착각한 것뿐이다.

저자는 여기서 두 단어를 꺼낸다. 달빛과 각도. 부동산 특수나 주식 대박, 자식의 성공처럼 과하게 빛나는 불빛에 이끌려 자신을 태우지 말자. 대신, 달빛을 향해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며 날자. 살자. 지은이는 취미와 취향이 있는 인문학적으로 단단해지는 삶이 그 각도를 지켜준다고 믿는다. 산만해 보이던 삼십 년의 기웃거림이 마지막 장에서 하나의 비행으로 수렴되는 순간이다.

이 책은 ‘배움의 과정’이 흔들리는 우리들을 어떻게 지탱시키고 삶의 고비를 넘기며, 어떤 사람으로 거듭나게 하는지 오롯하게 보여준다. 지은이는 그의 배움이 겨우 자신에게나 도움을 줄 정도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배워서 나 주다 보면 남 줄 날도 분명 오리라고 희망한다.

철학을 전공한 지은이는 전공과 무관하게 살아왔다고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본 그는 이미 재야 철학자이다. ‘우리들은 누구나 위대하게 살긴 어렵지만, 일상을 다독이며 숭고하게 사는 것은 해볼 만하다’고 지은이는 담담하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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