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자주 보지 못하는 슬픔이나, 아이와 데면데면한 사이가 되어버린 괴로움에서는 애써 눈을 돌리고 살았다. 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게 최선이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이미 아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지 못한 채 여러 해를 흘려보내고 말았고, 이제라도 어미 노릇을 하고 싶다.
그의 몸이 지닌 온기와 선에 익숙해지고, 감정이 닿을 수 있는 깊이를 처음으로 깨달았다. 언제나 몸과 마음 깊이 품고 있던 긴장감이 어느 순간 사라지고 없었다. 사랑이라는 것은 타인들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해 왔지만, 이제는 알 것 같다. 나도 사랑을 할 수 있다. 사랑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