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순 작가의 수필집『내비게이션 말을 들어야지』에서는 투명하고 청량한 언어가 여울을 헤쳐 나가는 듯한 역동적인 힘이 느껴진다. 삶 자체가 물살이라면 부대끼는 일상속에서 가족과 이웃을 바라보는 깊은 애정과 배려가 30편의 수필을 관통하는 큰 줄기를 이루며, 작가가 그들의 결핍과 상실에게 건네는 메시지는 공감과 울림이 크다. 작가는 자일에 몸을 맡긴 채 깎아지른 바위를 타며 삶과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때로는 한 호흡 멀리서 심호흡과 쉼표로, 그 간격과 거리를 진지하면서 묵직하게 관조한다. 사람과 사람, 사물의 언어와 의미를 포착하고 인식과 성찰을 통하여 세상의 무수한 균열과 불협화음을 치유하는 작가의 위로는 빛나는 덕목이 아닐 수 없다. 삶과 글을 향한 작가의 열정은 속도감 있는 문장과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진솔하면서도 통쾌한 사유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업그레이드 된 내비게이션처럼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작가에게 가장 따스한 체온이 흐르고 있는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