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으로 그림을 익힌 블루스 광신자이자 은둔자로, 북미 언더그라운드 만화 씬에서 성장한 로버트 크럼(Robert Crumb, 필라델피아, 1943년생)은 오늘날 만화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붓을 다루는 탁월한 솜씨는 물론, 이야기꾼으로서의 남다른 재능 덕분이다. 프리츠 더 캣(Fritz the Cat)이나 미스터 내추럴(Mr. Natural) 같은 캐릭터를 창조하고, 수백 페이지에 달하 는 자전적 작품을 발표했으며, 《여자들과의 나의 문제(My Trouble with Women)》(1990)나 《위대한 얌얌 북(The Big Yum Yum Book: The Story of Oggie and the Beanstalk)》(1975) 같은 현대 만화의 고전을 남긴 장본 인이기도 하다. 데이비드 린치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그의 기이한 개성이 세상에 알려지기도 했으며, 그의 작품은 전 세계에서 수상과 헌정, 전시회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2012년에는 파리 근현대미술관 (Musee d'Art Moderne de Paris)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기도 했다.
미술 평론가 로버트 휴스는 그를 “20세기 후반의 브뤼헐”, “1960년대 언더그라운드가 시각 예술에서 배출한 유일한 천재”라고 평했다. 《타임》의 앤드류 D. 아널드는 “그 분 야에서 크럼의 영향력과 핵심 예술가로서의 수명은 피카소에 필적한다.”라고 평가했다. 1991년 크럼은 만화계의 윌 아이즈너 만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고, 1994년 테리 즈위고프의 영화 〈크럼(Crumb)〉은 그의 예술 경력과 삶을 소개한 바 있다.
그는 현재 프랑스 남부에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