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청소년으로 사는 일은 녹록치 않았다. 공부를 잘하면 “독한 계집애”가 되었고, 못하면 “머리 빈 계집애”가 되었다. 생각을 또렷하게 말하면 “기센 애”, 다른 이의 말을 잘 들어주면 “속없는 애”가 되었다. 여성-청소년을 수식하는 표현들은 다종다양했으나, 딱히 청해 듣고 싶지 않다는 점에서 같았다. 단어들은 제각각 다채롭게 불쾌한 의미를 띄며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제한했다. 오랜 시간 우리는 ‘나’로 사는 것이 아니라 그저 눈에 띄지 않고 존재하는 일에 몰두했다. 『어른이 되면 고민이 끝날까?』를 읽는 내내 여성-청소년의 손을 부드럽게 쥐고 울타리 밖으로 함께 걸어 나오는 황효진 작가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렸다. 다채로운 억압의 말들로 가득 찬 세계에서 그는 다채로운 우정의 양상을 제시하며 희망을 말한다. 홀로 고민을 감당하며 외로움을 느끼고 있을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