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브랜드 전략을 연구하고 실무에 적용하고자 노력해 온 사람으로서,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낯설지 않으면서도 절실하다. 검색 순위와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도 정작 AI에 추천되지 못하는 브랜드가 늘어나는 지금, 마케팅의 결승선이 이동했다는 저자의 진단은 과장이 아니다.
이 책의 미덕은 이 변화를 새로운 유행어로 포장하지 않고, 오래된 이론의 연장선 위에서 설명한다는 데 있다. AIDA에서 5A로 이어져 온 소비자 여정의 계보를 짚고, 포지셔닝과 브랜딩 이론이 AI라는 새로운 매개자를 만나 어떻게 다시 읽혀야 하는지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또한 C.L.E.A.R.라는 전략 프레임워크의 다섯 축은 산업 데이터와 최신 연구를 교차 검토해 AI의 신뢰 판단 기준을 역으로 추적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감성과 데이터를 대립시키지 않는다. 브랜드가 사람의 마음에 남는 일과 기계에게 정확히 읽히는 일이 서로 다른 과제가 아니라 같은 전략의 두 층위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오랜 실무 경험을 학문적 시각으로 풀어낸 이 책은 변화하는 시대에 마케팅에 종사하는 이들이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