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희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체이스'라는 단어를 따라 읊조렸다. 이제는 소라의 집으로도 선착장으로도 갈 필요가 없어졌다. 문득 버려진 절벽이 떠올랐다. 재희는 방치된 자신의 차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 안에서 했던 무수한 다짐을 집채만 한 파도에 넘겨주고 혼자만 도망쳐 나온 기분이 들었다.P.237 중에서
빠르지 않아도 괜찮다. 테스트 주행은 속도가 느리다고 해서 망치는 게 아니다. 중요한 건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었다. 재희는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골랐다. 그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을 반복했던 이유는 단순했다. 자신이 사랑했민 순간을 다시 한번 즐기고 싶기 때문이었다.P.183 중에서
어느새 짙은 어둠이 바다를 덮었다. 간간이 들리는 파도 소리만이 이곳이 바다임을 짐작하게 했다. 재희는 우두커니 서서 철썩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밀고 당기는 힘이 팽팽하게 겨루기하는 것처럼 균등하게 들려왔다. 재희는 그 소리가 좋았다. 재희의 속에서 시끄럽게 부딪히는 소음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소리였기 때문이었다.P.72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