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그렇다면 과학이라고 부르는 생각의 총체는 언제, 어떻게, 어떤 말뭉치에 담겨 우리에게 주어진 것일까? 17세기 과학혁명기 서유럽, 19세기 메이지 시기 일본, 20세기 한반도를 가로지르며 과학사와 개념사를 접목한 이 역작에서 그 답을 확인할 수 있다. 라틴어 스키엔티아scientia, 영어 사이언스science, 동아시아의 한자어 과학科學을 잇는 계보를 이해할 때, 엔지니어engineer의 어원이 르네상스 시대의 신흥 장인 집단 인게니아토르ingeniator임을 깨달았을 때, 일본제 과학 용어인 역학과 만유인력을 순우리말 ‘힘갈’과 ‘다있글힘’으로 고쳐 쓰자던 한국 과학사의 한 장면을 음미할 때, 전문 과학기술인뿐만 아니라 과학 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교양인 모두에게 새로운 과학의 영靈과 감感이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