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를 통한 진영 갈라치기. 김기흥 선배의 책 첫 장을 넘기자마자 눈에 들어온 문장이다. 어느 순간부터 ‘갈라치기’가 우리 사회를 집어삼켰다. 그들은 정치적 이득을 위해 ‘분노’로 갈등을 조장한다. 세대를 나누고, 지역을 나누며, 성별마저 갈라친다. 효과는 만점이다. 투입 대비 결과물은 대단하다. 그들은 정치적·정파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세상이 어떻게 망가지든 관심 없다. 진영논리가 언론마저 지배하는 세상이다. ‘공영방송’이 직접 나서 가짜 뉴스를 유포하며 국민을 선동해댔다. 나는 정치권과 공영방송, 음모론자, 일부 정치검찰의 ‘검언유착’ 여론몰이 끝에 ‘강요미수’라는 희한한 죄목으로 202일간 구속됐다가 무죄가 확정됐다. KBS는 내가 구속된 바로 다음 날, 우리 언론 역사상 최악의 허위·날조 보도를 터뜨렸다. 한참 후에야 진상이 드러났다. KBS와 친문 검찰 간부의 진짜 ‘유착’이었다. 진영논리가 공영방송마저 덮치니 조금이라도 다른 목소리를 내려면 인생을 걸어야 했다. 엄혹한 시기였다. 김기흥 선배는 ‘조국 사태’ 당시, KBS 보도를 지적하다 보복인사를 당했다. 조금만 비겁하면 좋은 회사에서 좋은 직책을 맡아 안정되게 살 수 있었다. 그는 정년이 보장된 ‘신의 직장’을 아무 대책 없이(!) 그만두고 새로운 정부 출범에 힘을 보탰다. 대통령실에서 사심 없이 일했다. 그저 분노로 진영을 ‘갈라치기’ 하는 세상을 바꾸고 싶었으리라. ‘분노조장 시대유감’이라는 제목에서 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사심 없는 그가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 분노로 ‘갈라치기’하는 시대를 끝장내주길 간곡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