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비아대 미술사학과와 동경예술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런던예술대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2016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인턴 큐레이터로도 일했다. 글과 인터뷰, 사진, 기물 설치에 관심을 두는 동시대 예술 연구자로 활동하면서 예술의 생태, 가치, 예술 노동 등의 화두에 주목하고 있다. 동시에 번역 연구 모임(Translation Cases)를 운영하며 다수의 논문과 전시 도록 번역에 참여하고 있다.
어머니는 내가 찾은 그림보다 더 인정사정없고, 더 아름답고, 심지어 더 진실되어 보이는 그림 앞에 서 있었다. 14세기에 활동한 피렌체 출신의 니콜로 디 피에트로 제리니라는 거장이 그린 그림이었다. 특징 없는 금색 배경 앞으로 매우 아름답지만 당돌하리만치 죽은 게 확실한 젊은이를 그의 어머니가 온몸으로 받치고 있는 장면이다. 마치 아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그를 껴안고 있는 어머니를 그린 이 그림은 '통곡' 혹은 '피에타'라고 부르는 장르에 속한다. 어머니는 잘 울었다. 결혼식에서나 영화관에서나 눈물을 흘리곤 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어깨가 흔들리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 그녀가 심장이 부서지는 동시에 충만해져서 그렇게 울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눈을 감고 형을 떠올리면 언제나 퀸스에 있다. 형은 너 덜너덜한 종이 더미를 무릎에 올려놓은 채 낡은 빨강 소파에 앉 아 있다. 텔레비전에는 야구 경기가 중계된다. 형은 암 때문에 야위었고 머리숱도 거의 잃은 상태다. 나는 형네 집에 와 있고 누이 미아도 함께였다. 어머니와 아버지도 와 계셨지만 저녁이 되면서 이제는 익숙해진 호텔방으로 돌아간 후다. 톰은 종이 더 미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데드라인 전에 수학문제 풀이를 끝내 려고 애쓰고 있는데 다들 자꾸 말을 걸어 방해를 한다(형은 그렇 게 아픈 와중에도 결국 박사 논문을 완성했다). 하지만 괜찮다. 형은 사람들이 방해하는 걸 좋아한다.#3월의젊은작가
모든 의미에서 어디로 갈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로 미드타운의 분주한 행인들 틈에 섞였다. 운 좋게 얻은 전도유망한 직장이 있는 마천루의 사무 실로는 더 이상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세상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를 쓰고, 꾸역꾸역 긁고, 밀치고, 매달려야 하는 종류의 일 은 할 수가 없었다. 나는 누군가를 잃었다. 거기서 더 앞으로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어떤 의미에서 는 전혀 움직이고 싶지가 않았다. #리딩스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