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혼자 외로움을 느끼는 것만으로 영혼을 소모할 수 없었다. 그의 세계에는 새가 있고, 벌과 나비가 있고, 산매화가 함께 피고 있었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사랑이 멍처럼 새겨져 있었다. 시인은 열정과 외로움, 멍, 고독과 쓸쓸함과 외로움과 같은 다양한 감정의 변주를 하나의 액자 속에 모두 모아 그려 두었다.
시인의 가슴에 가득찬 그리움, 설움의 실타래에서 나온 씨줄과 날줄로 직조된 천으로 옷을 짓는 일이 남았다. 그것은 이 시집을 만난 독자들의 몫이고 앞으로의 시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곧 다가오는 어느 날엔가 시인이 가꾸는 농장의 정원 한 편에서, 닭 울음소리와 나뭇잎이 바람에 서걱이는 소리와 함께, 잘 어울리는 시인의 세레나데를 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