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 사업은 도시공간이 정치적 자산으로 변모한 상징적 사건이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밀어붙인 도시 개선 사업은 대권으로 향하는 거대한 트로피가 되었다. 그리고 오세훈-박원순-오세훈 시장의 20년을 지나며 서울의 도시공간은 치적 쌓기와 지우기가 반복되어 왔다. 4년의 임기는 연임을 위해 빠른 성과를 요구하고, 절차는 그 속에서 손쉽게 단순화된다. 문득 의문이 든다. 이것은 시민을 위한 비전인가, 자치단체장을 위한 비전인가. 서울시 도시공간 기획 현장의 실무자이자 관찰자였던 저자는 노들섬과 세운상가 프로젝트의 20년을 추적하며, 도시공간의 비전과 계획이 지방자치단체장의 ‘기획 권력’을 통해 어떻게 구체화되고 작동해 왔는지를 학술적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서울의 도시공간에 가장 큰 결정권을 쥔 시장의 기획 권한이 과연 합리적으로 작동해 왔는가를 묻는다. 중요한 것은 권력이 도시공간을 다루는 방식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둔 지금 가장 필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은 누구를 위해, 어떻게 그려져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