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쓴 김현호는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조선일보사에 입사하여 사회부, 국제부, 정치부를 거쳐 베를린특파원 논설실장 월간조선사 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한국언론진흥재단 상임이사와 언론통신사 뉴시스 사장, 서재필기념회 이사장 등을 지냈다. 언론계 은퇴 후 경기도 양평군에서 텃밭 농사를 지으면서 평택대학교 상담대학원을 졸업했다.
인간의 눈에 모이는 것만으로 겨울 정원을 말할 수 있을까. 겨울 정원은 생명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무수한 생명들이 응축되고 다져지는 곳이다. 응축된 그 생명들은 곧 대지를 뚫고 나와 화산처럼 폭발할 것이다. 죽음의 폭발이 아니라 생명의 대폭발이다. 땅에는 새싹들이 빈틈없이 솟아날 것이고 나뭇가지에는 무수한 잎눈과 꽃눈의 행렬이 이어질 것이다. 우리의 마음과 입에서도 봄의 탄성이 터져 나올 것이다.
겨울꽃은 죽은 것이 아니라 걸모습에 가려져 있던 가장 본질적인 형태만으로 생을 이어가는 것이다. 서산을 넘어가는 석양빛과 그럴싸하게 어울린다. 무 과 여름의 꽃들이 질은 색깔과 윤기로 빛난다면 생명 력이 사라진 겨울의 꽃은 무너지지 않는 끗끗한 형태 로 품격을 지켜낸다. 겨울꽃 다발을 화병에 담아 거실 창가에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