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상처를 꺼내 보이는 일은 두렵다. 남에게 창피해서, 혹은 그 아픔을 또다시 느끼게 될까 봐. 그런데 정은혜 작가는 그 일을 해냈다. 오래 감춰둔 상처는 결코 스스로 사라지지 않는다. 꽁꽁 덮어둔 채 잘 살아 보려고 할수록, 결국 곪고 덧나는 것은 몸의 상처나 마음의 상처나 다르지 않다. 작가는 그 힘든 순간들을 온몸으로 겪으면서, 드러내는 것 자체가 치유임을 이 책을 통해 조용히 증명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사회가 정해준 틀에 자신을 끼워 맞추며 살아왔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인 줄 알면서도, 왜 내가 맞지 않나 자책하면서 말이다. 이 책은 그 틀이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음을 작가의 삶을 통해 천천히 보여준다.
열심히 살았는데 왜 공허한지 모르겠는 사람, 역할에 충실히 살다 보니 정작 '나'를 잃어버린 사람, 남들과 비교하며 한없이 작아지는 사람에게 이 책을 건네고 싶다. 지금 이 순간, 오롯이 나답게 살아도 된다고, 그 한마디를 정은혜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담담히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