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한 후 MIT에서 기계공학과 전자전산학을 공부하고 박사 학위를 받았다. 뉴로-기계 증강 지능 연구실(Neuro-Machine Augmented Intelligence Lab)을 운영하면서 인공 지능이 인간과 상호 보완하며 인간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기술들을 연구한다. 2023년부터 카이스트 실패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며, 카이스트 구성원에게 실패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우는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연구진은 여러 조건의 실험과 분석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이나 타인의 실패로부터는 잘 배우는 반면 자신의 실패에서는 잘 배우지 못하며, 그 이유는 실패가 개인의 자존감을 위협하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내가' 어떤 일에 실패했다는 사실은 우리 자존심을 상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누구나 긍정적 자존감을 유지하려는 욕구가 있는데, 바로 그 욕구가 '실패'로부터의 정보
행복 연구의 권위자 에드 디너 박사는 한국인의 행복도가 낮은 원인으로 이러한 물질 중심적 가치관을 지목했다. 물질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나쁘진 않지만, 하나의 가치에 지나치게 몰입하면 사회적 관계나 개인의 심리적 안정 등 다른 가치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되어 행복으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패에 관한 많은 연구는 외적으로 부과된 목표가 아닌 내적 동기에 의해 지속할 수 있는 과제에서, 결과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두는 마음가짐과 문화에서 '실패에서 배우기'가 가능하며, 정답이 있는 확실한 환경보다 불확실한 환경에서 실패는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입시 중심의 한국 사회는 학생들에게 정반대되는 환경을 제공한다.
'나'는 실패가 쓸모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회'는 실패를 받아주지 않는다. 심리학에서는 한 사람의 행동을 개인의 특성과 상황의 함수로 정의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한국인이 실패와 도전을 대하는 방식은 개인의 지식이나 성향보다 사회 문화적 맥락과 타인의 시선이라는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갈리는 스포츠나 경연 등에서는 실패가 명확힌게 드러나지만, 그 외의 맥락에서 우리가 실패라 여기는 많은 일은 상당히 주관적이고, 때로 상대적이며, 나중에 의미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실패는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유동적이고 다층적인 경험으로 이해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