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어느 평범한 직장인이 런던이라는 낯선 도시에 정착하기 위해 한참을 버둥거린 기록이다. 낯선 도시에서는 집을 구하고, 병원을 예약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모든 과정이 모험이고 퀘스트다(물론 그렇게 버둥거린 덕분에 가족과 이웃의 일상은 평화로울 수 있었다. 특히 내가 덕을 크게 봤다). 혹여 낯선 땅으로의 이주나 유학, 한 달 살기 같은 것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책에 담긴 ‘버둥거림의 기록들’이 대단히 실용적인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 게다가 이 가이드는 매우 웃기기까지 해서, 한참 읽다 보면 애초의 목적은 잊은 채 라조기가 빌 브라이슨의 한국형 보급판 정도로 보이기 시작하다가 급기야 저자 이름이 ‘빌 라조기슨’은 아닌지 표지를 다시 보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아니, 빌 브라이슨도 런던에서 수도 요금 고지서가 잘못 발행되거나 항구에 냉장고와 세탁기를 버리는 경험은 못 해 봤겠다.
자, 여기 빌 브라이슨도 못 해 주는 이야기들을 잔뜩 손에 들고 빌 라조기슨이 여러분 앞에 왔다. 기대하셔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