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대기업 제조공정 엔지니어로, 밤에는 세 가족의 슈퍼맨 아빠로 이중생활을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학창시절 미분방정식은 풀어도 ‘보고싶다’를 시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은 알 수 없었던 그에게 글쓰기는 화성어보다어려운 외계어였다. “Spotfire로 불량률 분석과 트러블 슈팅은 자신 있어도, ‘아름답다’를 10가지 방식으로 표현하라고 하면 당장 사표를 내고 싶었습니다”라고 웃는 그는, 퇴근 후 반 고흐의 그림이나 낡은 가족사진을 앞에 두고 비밀스러운 글쓰기 의식을 치른다. 처음에는 AI의 도움으로 시작한 이 의식이 이제는 그만의 독특한 취미가 되었다.
ISTP 성향답게 문제 해결을 위해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분석하는 것에는 편안하지만, 대학 시절 공대생들의 필수 교양과목이었던 ‘글쓰기의 이해’에서 B학점을 받으며 “이건 내 길이 아니다”라고 확신했던 그가, 15년 만에 펜을 다시든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엑셀 시트와 그래프로는 담을 수 없었던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였다. “공정 데이터를 분석하듯 삶의 패턴을 찾으려다 발견한 건 수치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움직임이었죠. AI가 나에게 가르쳐준 것은 글쓰기가 아니라 표현의 용기였습니다”라고 그는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처럼 빛나는 눈으로 말한다. 이 책은 데이터의 세계에서 의미의 세계로 항해하는 한 엔지니어의 진솔한 여정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