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인 창원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착한 판사, 나쁜 판사』라는 책을 냈습니다. 5년째 창원지방법원 소년부 판사로 근무하면서 겪은 일을 기록하였습니다. 소년부 판사로서 나누고 싶은 이야기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보탰습니다. 제목에서 말하는 ‘착한 판사, 나쁜 판사’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소년보호사건 재판을 받는 아이들은 웬만하면 소년원에 보내지 않는 판사를 ‘착한 판사’로, 소년원에 바로 보내는 판사를 ‘나
쁜 판사’로 부른다고 합니다. 피해자나 일반 시민의 눈으로 보면 정반대가 됩니다. 소년법정의 가벼운 처벌이 비행을 부추긴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엄한 처분을 내리는 판사가 ‘착한 판사’가 되고, 관대한 처분을 내리는 판사는 ‘나쁜 판사’가 되는 셈입니다.
저자는 소년보호처분이 비행의 무게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소년보호 사건에서는 아이가 저지른 행동뿐만 아니라,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 일이 반복될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 집과 학교로 돌아갔을 때 아이를 붙잡아 줄 사람이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아이를 지금 어디에 두어야 다시 같은 일을 막을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좋은 재판을 하기 위해 어른과 아이가 1대1로 짝을 이룬 걷기학교를 열었습니다. 화해권고기일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진지하게 사과를 하였고, 피해자의 어머니는 가해자로부터 받은 합의금을 사법형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하는 일도 경험했습니다.
저자는 제가 부산가정법원장, 부산고등법원 원외재판부 부장판사로 근무할 때 같은 법원에 근무한 동료였고, 저랑 평소 교류하고 지내는 사이입니다. 그는 주변 판사들로부터 남의 말을 잘 들어주고, 소신은 분명하나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그의 성품을 엿볼 수 있는 많은 일화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읽다 보면 가슴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그의 문제의식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할 것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