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이자 팟캐스트 진행자. 15년간 호주 언론계에서 활동하며 라디오와 저널리즘 분야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다. 데뷔작인 《내가 없는 나의 세계(How to Be Remembered)》는 출간 이후 일곱 개 언어로 번역 및 출간되었다. ‘매년 생일마다 세상 모든 이에게서 잊히는 한 남자’라는 독창적인 설정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기억과 사랑,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며 따뜻한 감성과 영화 같은 전개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현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과 팟캐스트 제작을 병행하고 있다.
우리가 이미 '재시작'을 함께 극복했다는 걸 알잖아. 너랑 내가. 그것만으로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성공했어. 너랑 있으면 난..... 난 어쩌면 이제야 오래도록 이어질 삶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이러면 우리 모두한데 도움이 될 거라고 봐. 나랑 결혼해 줘. 부탁이야.P.392 중에서#리딩스타트
난, 다른 사람들이 갖는 걸 나도 갖고 싶을 뿐이야. 다른 사람들은 부지불식간에 갖게 되는 걸 말이야. 난 변화를 만들려고 애써왔어. 작은 것들이야 남겨둘 수 있었지. 사소해서 아무도 안 보는 것들이었어. 낙농장의 정원이랑, 직장에서 만든 변화 같은 거. 학교에서 썼던 바보 같은 이야기처럼, 내가 남겨놓았다는 걸 나도 모르는 것들 말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더는 안 돼.P.392 중에서#리딩스타트
사람들은 날 잊어버려. 그러니까, 그냥 누군가가 잊는다는 게 아니라, 온 세상 사람이 다 나를 잊어. 매년, 똑같은 날에. 마치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 하는 식이야.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나는 멀쩡하게 존재하면서 누군가의 친구였는데. 다음 날이 되면 나도 그대로고 다른 사람도 다 그대로인데, 다만 다들 내가 누군지 모르게 돼. 난 그 사람들한테 생판 모르는 사람이 된다고.P.372 중에서#리딩스타트
매년 1월5일이 되면, 토미에 대한 기억이 사라졌다. 토미는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언제 일어날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후에도 자신이 여전히 존재하리라는 사실도 알았다.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유 따위는 필요하지 않은 것 일지도 모른다.P.236 중에서#리딩스타트
방 안 공기는 탁하고 무거웠다. 등에 맺힌 땀에 겹겹이 껴입은 옷이 살갗에 달라붙었다. 토미는 가만히 누워서 바깥에서 비쳐드는 희미한 달빛으로 어둠에 적응하며 방을 둘러보았다. 그립지는 않을 것이다. 이곳은 평범하고 소박해서, 자신의 흔적 따위는 너무나 쉽게 지워질 곳이다.이윽고 그는 눈을 감고잠에 빠져들었다.P.184 중에서#리딩스타트
몇 달 전이었더라면 이 말을 듣고 토미는 마음이 괴로웠을 것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괴로운 것 이상으로 토미 루엘린은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빙글빙글 돌며 아무리 찾아도 답이 없는, '왜 나는 이래요?' 라는 질문을 해대다 부서져 버렸을 것이다. 물론 지 금도 그 질문은 가만히 도사리고 있었지만, 토미는 그 질문을 계속 치워두었다. 가뿐하게 치울 수 있었다.'날 찾아와.'P.168 중에서#리딩스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