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방송국에서, 지금은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다. TV와 책은 흥미롭고 자유분방해 보이지만 사실 엄격하고 조용한 질서 안에서 움직이는 곳이다. 그러다 문득 10년 넘게 지내온 네모난 프레임을 깨부수고 싶어, 익숙한 오른손을 내려놓고 왼손으로 그 세계를 천천히 무너트렸다. 선은 흔들리고 글자는 삐걱거렸지만 그 어긋난 리듬 안에서 놀랍게도 진짜 나를 마주하게 됐다. 그리고 깨달았다. 흔들릴수록 내면은 더 단단해지고, 불규칙할수록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것을. 그러니 삐뚤어도 괜찮다. 느려도 좋다. 흔들릴수록 더 나은 내가 될 테니까.